[씽크홀공포]서울 도로밑 굴 36% 원인불명 … 커지는 싱크홀 공포

서울 도로밑 굴 36% 원인불명... 커지는 싱크홀 공포

석촌 지하차도 '80m 동공' 1차조사  "9호선 터널공사탓" 추정

동공 메우려면 15t 덤프 140대 흙 필요해... 국토부, 18일부터 대형굴착공사

안전점검
 

서울 송파구 석촌 지하차도 밑에서 길이 80ｍ의 거대 동공(굴)이 발견되면서 시민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전문가 조사단은 동공이 지하철 9호선 3단계 터널 공사 때문에 생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5년 새 발생한 도로 밑 땅굴의 36%는 결국 원인을 찾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동공을 메우고 있던 엄청난 양의 흙이 감쪽같이 사라져버려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17일 서울시가 전문가 11명으로 구성한 조사단의 1차 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석촌 지하차도 밑 동공의 부피는 1400㎥로 추정되며 공간을 메우려면 15ｔ 덤프트럭 140대 분량의 흙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단은 이 동공이 자연 발생이 아니라 지하철 9호선 3단계 터널 공사 때문에 생긴 것으로 추정했다. 동공 주변에서 공사가 시작된 지난해 하반기부터 흙이 어디론가 빠져나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사단은 일단 흙이 공사 중인 터널로 들어갔고, 이후 지상으로 배출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석촌 지하차도 아래서 실드공법으로 터널을 뚫었다. 이 과정에서 지반이 약해졌고, 지하수와 뒤섞인 흙이 밑으로 흘러가다 공사 중이던 터널 안으로 들어갔다는 추정이다.

시공사는 터널을 뚫으면서 나오는 흙을 지상으로 정기적으로 배출해야 하기 때문에 이때 비정상적으로 유입된 흙도 함께 내보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정확한 진위 확인을 위해선 공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됐을 때 나오는 흙의 양과 실제 굴착한 흙의 양을 비교해야 하는데, 현재 시공사가 작성한 서류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로 알려졌다.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동공 주변에는 지금은 더 이상 쓰지 않는 상하수도관 등의 폐관이 묻혀 있는 것 같다"며 "이를 고려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하다 폐관이 훼손됐을 수 있고, 이를 통해 흙이 빠져나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 서울시, 정기 레이저 탐사 실시

서울시에 따르면 2010년 이후 당국이 공식 집계한 도로상 동공은 총 14건이다. 하지만 발견된 동공 중 5건(36%)은 `발생 원인 불명`으로 분류됐다.

지난해 1월 강남대로 강남역 2~7번 출구 사이에서 발견된 폭 2ｍ짜리 동공은 지하철 공사로 인한 영향으로 추정됐지만 끝내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2011년 각각 동부ㆍ서부 간선도로에서 발견된 동공과 양재대로 일원 지하차도상 동공, 서울시립대 앞 교차로에서 발견된 동공 역시 원인이 파악되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교통량이 많은 지역에서 원인이 불명확한 동공 발생이 잦아졌다"며 "이번달 중으로 도로상 동공 등을 포함한 싱크홀(지반 침하) 관련 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책에는 레이저탐지기 등을 통한 정기 지반 탐사, 노후 상하수관 개선 사업, 도로 순찰 강화 등 침하 현상 사전 모니터링 강화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 싱크홀 예방 TF도 본격 가동

국토교통부도 18일부터 이달 말까지 전국 대형 굴착 공사 현장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한다. 국토부는 한국시설안전공단,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지반공학회 등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특별점검반을 꾸려 현재 전국에서 시행되는 지하철 공사와 도심지 대형 건축 공사 현장을 대상으로 주변 지역 지반ㆍ지하수의 이동량, 굴착 안전성, 공사장 주변 안전관리 현황 등을 1차로 점검하고, 이 중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현장은 정밀검사를 할 방침이다.

싱크홀 예방 대책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TF)도 본격 가동해 도시 개발이나 건설 공사 시 지반 구조 등에 대한 사전 조사와 예방 대책 수립 등 현행 제도의 이행 실태를 점검하고 싱크홀 발생을 막기 위한 설계ㆍ시공 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출처:MK뉴스 기사입력 2014.08.17 17:08:03 | 최종수정 2014.08.18 13:5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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