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후면부가 붕괴되면서 콘크리트에 매몰
“자, 다들 모였으니까 오늘 작업에 대해 간단히 회의하고 바로 작업 시작하겠습니다.”
지난해 7월, 서울의 한 근린생활시설 건물(지상 4층)의 내부리 모델링(1~2층) 작업이 한창 진행중이었다. 재해발생 당일, 현장에 출근한 현장소장과 근로자 15명(설비공 3 명, 목공 4명, 철물공 3명, 전공 2명, 철거공 3명)은 회의후 오전 8시 30분경부터 작업을 시작했다. 이들은 오전 작업을 마치고 오후에도 이어서 작업을 계속 진행했다.
“이 건물 너무 낡은 것 같아서 좀 불안해요. 안에 기둥도 없고.”
“어련히 알아서 조치했을까. 그리고 저번에 일부 보강작업도 했다니까 걱정하지 말고 일이나 하세.”
“어? 무슨 소리 안 들리세요?”
“무슨 소리? 어? 어? 으악~”
오후 3시 40분경 갑자기 건물 후면부 전체가 붕괴되면서 전·후면 건물 경계부에서 배수로 작업 중이던 설비공 2명이 콘크리트 더미에 매몰되어 사망했으며, 건물 내·외부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3명은 부상을 당했다.

건물에 대한 사전조사 없이 무리하게 리모델링 작업해
붕괴된 건물은 1970년도에 지상 2층(RC조)으로 준공 후 사용하다 2개층을 조적벽식구조로 수직 증축한 노후가 심한 건물이었다. 특히 건물 후면 부증축시 전면 부 건물의 슬래브와 보철근을 노출시켜 연결하는 형태로 시공하였으나 철근량이 적고 일부 구간은 철근이 없는 등 시공상태가 불량한 상태였다. 상가건물 특성상 잦은 내부 변경으로 인해 주요 구조부 손상에 의해 구조적으로 취약한 상태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기둥 없이 보와 슬래브를 조적벽이 직접 지지하는 형태로 2개층을 증축하여 충격, 진동 등에 의한 횡하중에 취약한 구조였다. 리모델링 공사 전 기존 건물에 대한 구조검토 등 사전조사는 실시하지 않았다고 하며, 붕괴된 건물의 지상 2층 조적벽체 해체중 내부에 기둥이보이지 않아 구조적으로 불안전한 느낌에 H-형강으로 일부 보강후 작업하였다고 한다.
결국, 건물에 대한 사전조사를 실시하지 않고 구조 안전성 검토, 보강 등의 조치 없이 무리하게 리모델링 작업 중 건물하중 및 진동·충격 등의 작업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건물이 붕괴된 것으로 추정된다.

<관련규정>
ㅇ 구축물 또는 시설물의 안전성 평가의무
    관련규정 :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52조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 및 제66조의2, 제67조 제1호

<주요내용>
▲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52조 : 구축물 또는 이와 유사한 시설물의 안전성 평가
- 구축물 또는 이와 유사한 시설물의 안전진단 등 안전성 평가를 해야 하는 경우
    1. 구축물 또는 이와 유사한 시설물의 인근에서 굴착·항타작업 등으로 침하·균열 등이 발생하여 붕괴의 위험이         예상될 경우
    2. 구축물 또는 이와 유사한 시설물에 지진, 동해(凍害), 부동침하(不同沈下)등으로 균열·비틀림 등이 발생하         였을 경우
    3. 구조물, 건축물, 그 밖의 시설물이 그 자체의 무게·적설·풍압 또는 그밖에 부가되는 하중 등으로 붕괴 등의         위험이 있을 경우
    4. 화재 등으로 구축물 또는 이와 유사한 시설물의 내력(耐力)이 심하게 저하되었을 경우
    5. 오랜 기간 사용하지 아니하던 구축물 또는 이와 유사한 시설물을 재사용하게 되어 안전성을 검토하여야 하         는 경우
    6. 그 밖의 잠재위험이 예상될 경우
▲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 안전조치
③ 사업주는 작업 중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 토사·구축물 등이 붕괴할 우려가 있는 장소, 물체가 떨      어지거나 날아올 위험이 있는 장소, 그 밖에 작업 시 천재지변으로 인한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는      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벌칙) 제1호
제23조 제3항 또는 제26조 제1항을 위반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벌칙)
제23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를 위반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재해예방대책법령 정보 제공 최낙현 노무사(노무법인 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