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땡볕 피할 곳 없던 작업현장

경기도 파주시 소재의 Y사는 가스공급관 지하매설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다. 2011년 7월, Y사 소속 이씨와 정씨는 파주시 D현장에서 컨테이너 사무실이 철수한 공터의 청소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일용직 근로자로 사고 당일 오전 8시 30분부터 현장의 담배꽁초 및 천막 제거 등 청소작업을 진행했다.오전 11시 30분, 오전작업을 마친 근로자들은 햇볕을 피해 쉴 장소를 찾았다. 사무실이 모두 철수해 버린 공터에는 근로자를 위한 휴게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날씨 한번 푹푹 찌는군. 어디서 쉬어야 하나?”

“일단 그늘이라도 좀 찾아보죠.”

컨트롤룸 계단 아래에서 식사를 마친 이들은 좀 더 시원한 곳을 찾아 움직였다.

그리고 인근의 질소저장탱크 아래에서 13시까지 휴식을 취했다.

“벌써 한 시네? 이제 작업 시작합시다~”

“오후에 30도가 넘어간다는데, 걱정이네요.”
 
 
 
 
작업만큼 중요한 휴게시설 설치
오후 들어 햇볕의 강도는 더욱 심해졌다. 두 근로자가 한창 현장 정리정돈을 하던 14시 40분경, 이 씨가 비틀거리면서 바닥에 쓰러졌다.
“어이~ 이 씨! 왜 그래?”
이 씨가 쓰러지는 것을 목격한 정 씨는 달려가 이 씨를 바닥에 눕혔다.
정 씨는 같은 회사 소속 직원 박 과장에게 이를 알렸고, 119구급대가 출동했다.
그러나 쓰러진 이 씨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하였으나 사망했다.
이 씨가 쓰러졌을 당시 기온은 31.8℃, 상대습도 65.3%로 고온다습한 환경이었다.
이와 같은 날씨에서 인간이 느끼는 열지수1)는 38.24℃로, 신체활동 시 열사병, 열경련, 열피폐 발생 가능성이 있는 수치이다.
노동강도가 높지 않은 작업 중이었음에도 외부환경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던 이 씨는
체내 발한작용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하여 체내온도가 상승함으로써 열사병이 발병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고열에 의한 장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분과 염분을 보충해야 한다.
또한 근로자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휴식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피재자 이 씨는 별도의 휴게공간이 마련되지 않은 현장에서 휴식을 취해야 했으며, 한여름의 햇볕과 재해위험에 그대로 노출되어야만 했다.
 
출처 : 안전보건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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