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몰 사고] 용산 주상복합 공사 인근 도보 함몰 사고 조사..통행 큰 불편

임시 버스 정류장은 제대로 된 안내판도 마련되지 않아

지난달 20일 발생한 용산역 앞 용산 푸르지오 써밋 공사현장 옆 보도 함몰 사고 원인 조사로 인해 인근 도보와 도로 통행이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달 27일 사고 현장을 <매일일보>가 방문한 결과, 서울시와 한국지반공학회 관계자 20여명이 보링조사(지반에 구멍을 뚫어 흙이나 암석을 채취, 지질과 지하수 상태를 조사하는 것)를 실시하고 있었다.

문제는 사고 현장을 조사하면서 인근 도보와 도로 1차선의 통행을 통제하는 바람에 이 지역을 통행하는 시민들과 차량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사고 현장에 근접 위치한 ‘03-257(용사의 집)’ 버스 정류장을 아예 폐쇄시킨 상태에서 약 50m 후방 부근에 임시 버스 정류장을 설치, 이 부근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막대한 불편을 겪고 있었다.

또한 임시로 설치된 버스 정류장엔 정류장 명칭이나 정류장 번호, 정류장을 경유하는 버스 노선도 등의 안내문이 전혀 배치되지 않은 채, 임시 버스 정류장이라는 글씨만 적혀 있어 대다수의 시민들이 임시 버스 정류장의 존재 자체를 알지 못했다.

실제로 현장에서도 사고 현장 바로 맞은 편의 ‘03-256(용사의 집)’ 버스 정류장의 경우 이 정류장을 경유하는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정류장에 많이 서 있었으나 맞은 편의 같은 버스들이 경유하는 임시 정류장엔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단 한 명도 없었다.

또한 사고 현장 부근의 4차선 도로 중 약 100m구간 가량의 1차선을 통제하는 바람에 교통 통행에도 심각한 장애가 발생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사고현장 도로는 버스중앙차선이 없고, 버스 정류장이 각 길가 맞은 편에 존재해 수시로 대형 버스가 도로와 도보를 왕복하는 구간으로 임시 버스 정류장과 통제된 1차도로를 왕복하는 버스와 일반 차량의 통행이 맞물려 극심한 교통 혼란 사태가 벌어지고 있었다.

보링 조사를 실시하던 서울시 현장 관계자는 “정밀 조사를 위해 주변 지역을 통제하고 버스 정류장을 폐쇄, 안전한 지역에 임시 버스 정류장을 설치한 것”이라며 “경찰로부터 임시 버스 정류장 설치 지시 허가를 받았고, 시민과 차량의 통행에 문제가 없도록 지속적으로 경찰로부터 협조를 요청 중”이라고 밝혔다.

‘03-257(용사의 집)’ 버스 정류장은 지난달 20일 이 버스 정류장을 경유하는 400번 서울 간선 버스를 이용하던 시민 2명이 하차한 정류장이기도 하다.

400번 버스에서 내린 2명의 시민은 이 정류장 도보를 걷다가 직경 3m × 깊이 3m의 보도블럭이 함몰되며 밑으로 추락해 가벼운 찰과상을 입었다.

서울시는 이 날 즉시, 도로함물과 관련한 원인 조사에 나선 결과, 사고 현장 인근에서 용산 푸르지오 써밋(대우건설 시공) 터파기 공사를 진행하던 도중, 지하수가 유출되며 인근 도로의 지반이 약해진 것으로 추정했다.

지하수와 토사 유출이 지속되면서 지반이 유실되고 상향으로 진행되다가 점토가 섞인 퇴적층에 이르러 일시에 함몰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또한 인근 주변도로에 추가 동공발생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긴급 지반탐사를 실시한 결과, 인근 지역 총 5곳에서 지반층이 느슨하거나 균일하지 않은 상태인 지반 불균질 신호가 발견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달 20일 사고 발생 이후 긴급 조사를 벌인 결과 지반 불균질 상태가 확인돼 추가조사가 필요하다고 26일 판단됐다”며 “현재 서울시가 보유한 장비로는 지표면에서 1.5m 정도까지만 확인이 가능해, 인근 용산 프루지오 써밋 공사 현장의 터파기가 진행된 지하 10~12m까지 사이에 동공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약 2주간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조사결과에 따라 필요시 그라우팅 등 안전조치를 시행하고,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는 안전을 위해 현재 검사 중인 도보와 도로에 대해선 통행 차단 조치를 계속 유지할 예정”이라며 “조사 완료 전까지 임시 버스 정류장에 대한 안내 보강 등 시민 불편 해소를 위한 추가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우건설 관계자는 “아직 서울시와 용산구청의 정밀 조사가 끝나지 않았고 정확한 원인 규명 결과가 나오는 2개월 후, 사고 원인 소재가 사고 인근 지역의 공사를 맡은 시공사(대우건설)에 있는지, 도로와 도보 안전을 책임지는 서울시와 용산구청에 있는지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매일일보 승인시간 2015.03.01  13:5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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